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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가볼만한 곳' 태그의 글 목록 :: Torus Lab by k-p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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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백석의 마음이 절절한 시 한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서 묵혀둔 길상사 사진을 올립니다. 백석이 사랑한 자야. 
길상사는 그 자야(김영한; 법명 길상화)가 못다 이룬 사랑과 생의 미련을 내려두고 자신이 경영하던 당시 1000억원 상당의 고급 요정 대원각을 시주하여 만들어진 절입니다. 
자야는 생전 일년중 하루 단식을 했다고 하는데 그 날은 바로 백석의 생일이었다고 합니다. 자야의 이 말이 백석의 시만큼이나 가슴에 메아리 칩니다.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길상사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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