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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시" 

세사르 바예호의 

[ 아가페 ]


기억하고 싶은 시

아가페

세사르 바예호




그 누구도 오늘 나에게 물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이 오후에 그 아무것도 내게 청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물으러 오지 않았다. 아무도.

그저 홀로 그렇게 있어야 했고, 그는 소외 당하고 외면 당해야했다. 마치 자신이 소용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 느낌.



찬란한 빛의 행렬 아래에서

단 한 송이 묘지의 꽃마저 보지 못했습니다.

주님! 너무도 조금 밖에 죽지 못했음을 용서해주세요.


세상 바깥은 찬란한 빛마저 내리는 그토록 눈부신 하루였지만, 그의 내면은 묘지의 꽃 한 송이마저도 없는 극도의 외로움.

너무도 조금 밖에 죽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오후에, 모든 이들은

내게 묻지도, 청하지도 않은 채 지나갑니다.

저들이 잊은 것이 무언지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 손에서는 남의 것처럼 이상합니다.


나마저도 무엇인지 모를 나의 고독.

내것처럼 느껴지지도 못하는 나의 그것.

괴로움은 이미 망각으로까지 이어지고, 아픔은 극에 달한다.








밖으로 나갔습니다.

모두에게 큰 소리로 말해주고 싶어서요.

여러분이 잊은 거, 여기 있어요!


애절하게 터트리지만 그저 공허한 허공에 떠도는 메아리처럼 울리다 사라져버린다.




이 인생의 오후에는 사람들이 왜 내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지 나는 모릅니다.

그리고 내 영혼은 남의 것이 됩니다.


연민조차 잊어버린 이 냉정한 세상은 메말라 비틀어져가고,

시인은 자신의 영혼마저 빼앗겨버렸다고 여긴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를 고독한 시인의 슬픔.

3 · 토러스랩 Torus Lab by K-PAX

그 누구도 오늘 제게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후에 나는 너무도 조금밖에 죽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진정 누군가가 당신을 찾아왔었다고 생각하는가? 진정 그러한가?

어쩌면

사실은

그 누구도 오늘 우리에게 오지 않았을지도...

우리는 모두 너무도 조금 밖에 죽지 못했다...








이웃 블로거를 통해 우연히 세사르 바예호의 시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깊은 절망과 고독의 한부분을 나름의 방식으로 느껴보았다.

그리고 그의 슬픔과 고독과 아픔이 그 긴시간을 뛰어넘어 쏜살 같은 섬광으로 내게 파고 들어왔다.




아가페

세사르 바예호


그 누구도 오늘 나에게 물으러 오지 않았습니다.그 누구도 오늘 나에게 물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이 오후에 그 아무것도 내게 청하지 않았습니다.이 오후에 그 아무것도 내게 청하지 않았습니다.

찬란한 빛의 행렬 아래에서찬란한 빛의 행렬 아래에서

단 한 송이 묘지의 꽃마저 보지 못했습니다.단 한 송이 묘지의 꽃마저 보지 못했습니다.

주님! 너무도 조금 밖에 죽지 못했음을 용서해주세요.주님! 너무도 조금 밖에 죽지 못했음을 용서해주세요.

이 오후에, 모든 이들은이 오후에, 모든 이들은

내게 묻지도, 청하지도 않은 채 지나갑니다.내게 묻지도, 청하지도 않은 채 지나갑니다.

저들이 잊은 것이 무언지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저들이 잊은 것이 무언지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내 손에서는 남의 것처럼 이상합니다.그것이 내 손에서는 남의 것처럼 이상합니다.

밖으로 나갔습니다.밖으로 나갔습니다.

모두에게 큰 소리로 말해주고 싶어서요.모두에게 큰 소리로 말해주고 싶어서요.

여러분이 잊은 거, 여기 있어요!여러분이 잊은 거, 여기 있어요!

그 누구도 오늘 제게 오지 않았습니다.그 누구도 오늘 제게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후에 나는 너무도 조금밖에 죽지 못했습니다.오늘 오후에 나는 너무도 조금밖에 죽지 못했습니다.




Torus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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