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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나무' 태그의 글 목록 :: Torus Lab by k-p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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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젊은 분들이 적어도 300살 정도 먹었다는 고령자분들이 계신 곳, 성주 성밖숲.

살아있는 세계 최고령인 '므두셀라'라는 이름의 강털소나무가 5,000살이라고 한다. 이것을 감안해 수령(樹齡)을 따져보자면 500살 먹은 성밖숲 왕버들도 그다지 고령축에도 끼지 못한다. 하지만 100년을 살아볼까말까한 대부분의 우리 인간들에 비하자면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다.

그래서일까.

성밖숲에 가면 노인은 숙연해지고, 아이들이 숲사이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할배할매 앞에 재롱 떠는 것을 연상케 한다.

오늘은 어른이 한명 추가되었다.

니덜은 몇 살?

아마 이 나무는 그다지 오래 되지 않은 나무인듯. 오래된 왕버들 나무 밑에는 식별가능한 표시판들이 설치되어 있다.

꺽이고 부러져도 이겨낸다. 그 생명력과 불굴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왕버들 밑에 번호가 적힌 표시판이 보인다.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왕버들들이 이룬 숲이 보인다.

성주 성밖숲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식생하여 조성된 곳이다.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자 풍수지리적인 방법으로 마련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숲을 만들어 애들이 이유없이 죽는 일은 어떻게 막느냐하는 문제는 더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할테지만 수해 방지효과만 봐도 어쨌던 득이다. 당시대를 생각하면 두 바위의 대립을 완충하기 위해 숲을 만들었다는 것도 나름 그럴듯하다. 그것도 나름의 논리이니 그 숲이 여지껏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것일테다.

숲을 조성하고 난 후에 흉흉하던 일들이 사라졌는지도 궁금하다.

처음 숲을 조성할 때 심었던 나무는 밤나무였는데 후에 밤나무를 베어내고 왕버들로 바꿔심었다고 한다. 근데 가을이면 먹을 것도 생기고 밤나무가 낫지 않나? 임진왜란 후 마을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적혀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수백년 살아온 왕버들들 사이를 노인이 걷는다. 노인의 나이가 무색해지는 순간.

왕버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어이. 젊은이. 어딜 가는겐가?

아마 날보고는 '애기야~ 어디서 왔니?' 하겠네.

.

.

.

긴 세월의 육중함 때문에 시간이 정지라고 된듯한 기분마저 든다.

 

성밖숲 왕버들처럼 수백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큰 아픔없이 잘 살아 가기를.

풍파 쯤이야 견뎌내고 쉬어가고 이겨내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 같은 모습이죠?

가라!

앞으로 나아가라!

 

 

열심히 나무구경을 하며 돌아다니는데 아까 봤던 그 꼬맹이들과 다시 마주쳤다. 아이들은 크게 스스럼없이 나보고 자기들 사진도 찍어달랜다. 해맑게 깔깔대던 아이들 웃음소리가 나이 든 나무들 사이로 간지럼 태운다.

애덜아, 난 그닥 뛰어난 사진사가 아니란다 ㅠ.ㅠ

뱀이다~ 뱀이다~ 몸에 좋고 *도 좋은 뱀이다~

난 뱀을 먹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곰장어(먹장어)는 자알 먹는다.

성밖숲에는 뱀이 살고 있단다.

 

당연히 24시간 출입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

성주 성밖숲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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