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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 저런개
멍멍! 베이징에서 만난 개들

지금 50대 이상인 중국인들은 문화대혁명 시절을 제대로 겪은 세대들이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외침들 속에서 그들은 앞장선 이의 구호에 따라 군중의 함성에 함께 동조하거나, 아니면 아예 눈에 띄지 말고 침묵을 지키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끔찍한 경험을 통해서 배운 이들이다. 

베이징 호우하이 인근 어느 후통에서 만난 개

베이징 호우하이 인근 어느 후통에서 만난 개

베이징 호우하이 인근 어느 후통에서 만난 개

오래전부터, 또 오랜 시간동안 내가 베이징에 기거하며 본 베이징의 개들은 거의 대부분 무척이나 조용한 편이었다. 만만디를 몸소 시연하듯 베이징의 개들은 대부분 느릿느릿했고, 주인 옆에 딱 붙어 가만히 어딘가를 응시하는 것이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여차하면 왕왕대던 우리나라 골목에서 보던 동네개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내 눈에는 그 조용한 모습들이 의아하게만 비춰졌다. 난 그 침묵과 느릿한 몸짓이 마치 지옥 같았던 시절을 기억의 깊숙한 어느 곳에 묻어두고 공포와 아픔을 삭혔던 중국인들의 침묵, 그것과 닮아있단 생각을 했었다. 




베이징 호우하이 인근 어느 후통에서 만난 개

베이징 호우하이 인근 어느 후통에서 만난 개

베이징 왕징체육장 시장에서 만난 개

베이징 왕징체육장 시장에서 만난 개

베이징 왕징체육장 시장에서 만난 개

베이징 왕징체육장 시장에서 만난 개

중국 다른 도시도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베이징 사람들은 반려견들을 많이 키운다. 게다가 무척 애지중지하는 경우가 많다. 안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베이징 사람들은 한번 키우면 반려견이 병들거나 늙어죽을 때까지 곁에 두고 돌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이징 시민들은 반려견과 매일 산책하는데도 충실한 편이었다. 개의 입장에서는 밥 먹는 것보다 산책하는 것이 더 즐거운 일이라고 하니 베이징의 개들은 그런 면에서 많이 행복한 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처럼 행복지수를 측정해볼 수 있다면 중국의 개들이 우리나라 개들보다 행복지수가 더 높을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한편으론 반려견에 대한 중국인들의 이런 태도들은 한자녀 정책으로 인한 더 많은 자식에 대한 열망이 반려견으로 확대된 것이라는 얘기들도 있었다. 무엇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 여기저기 오줌 싸고 똥 싸고 한 뒷처리들을 거의 안해서 그렇지(요즘은 나아졌겠지만) 적어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일 저녁 산책 하나만은 열심히들 시키는 베이징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스징산취 샘스클럽에서 만난 개

베이징 후아이로우취 수에이창청(수장성)에서 만난 개


베이징 차오양취 베이징화위엔 미술관 인근에서 만난 개

베이징 투청공원 부근에서 만난 개

그리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베이징에도 이젠 요란을 떨거나 잘 짖는 녀석들이 예전보다는 늘어났다는 점이다. 중국이 다시 들썩들썩 시끄러워지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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